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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


故황승원 씨의 명복을 빕니다 일기 | Diary


세상은 미쳤다. 선과 정의가 항상 이기는 세상은 아닌 것은 나도 안다. 경쟁을 옹호하고, 지향하는 나로서 모든 이에게 평등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지가 있는 누군가를 짓밟고 눌러서는 안된다. 공부 해보겠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공부 할 수 있는 기회 마저 강탈해서는 안된다. 비합리적이고 모순투성인 이 세상에서, 이 제도권에서 적어도 있는 힘껏 부딪혀보겠다고 살아보겠다고 하는 마음의 별만큼은 남겨놔야 한다.

승원씨는 고독했을 것이다. 고독하다 못해 처절했을 것이다.

나의 과거 시절과 다를 바 없는, 주위 대학 친구들을 보면서 시샘했을 것이다. 그들이 누리고 즐기는 대학생활의 싱그러움이 중요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날이 전투였고 생존이었을 그의 삶은 척척했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이 별을 품고, 꿈을 꾸었다.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하루하루의 페이지를 성실하게 넘겨갔을 것이다.

감히 단언컨데, 그의 삶은 주위에서 넘쳐나는 (엘리트들의) 성공 공식보다 더 밝게 빛날 수 있는 가치가 있었다고 믿는다. 그는 그때 그 순간찰나의 행복 대신, 미래의 비전을 위해 부지런히 인생을 연마했다. 처절하게 힘들었던 현실의 원망 대신, 긍정의 노력으로 이겨내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으리라. 그의 하루는 지독했지만 희망이 넘쳐났을테다. 부족한 등록금을 메우기 위해 택한 힘든 아르바이트도 웃음으로 이겨냈을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그는 공부를 할 수 있고, 집안에 생활비를 드릴 수 있었고, 동생에게 용돈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를 움직였다.

갑작스런 그의 죽음은 그만의 죽음이 아니었다. 그의 죽음은 곧, 이 땅의 열정의 꽃이 발현될 기회의 죽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토록 갈구했던 바로 그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었던 그도 묵직한 생활고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단 한 번도 장학금을 탄 적 없고,
부모님꼐 학비를 받아 너무나 당연스레 대학을 졸업했고,
대학 시절에 남들 하는 것은 다 한 번씩 해보는 것을 자연스레 생각했던 내가 미웠다.

그 모든 행복과 혜택은 누구나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행복과 혜택이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서도 옳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공부를 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의지가 있는 이 땅의 값진 청춘에게는 그 의지를 꽃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으면 한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뭐같은 소리 대신, 그 고생만큼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으로 보답하자. 그떄서야 비로소 우리는 그 젊은이가 일궈내는 제2의 제3의 가치의 열매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진심으로 소망한다.

故황승원 씨의 명복을 빕니다

덧글

  • 백범 2011/07/20 17:38 # 답글

    그런데 말이죠. 다르게 생각해볼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꼭 대학을 가야만 했을까요?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잘못이면, 그 잘못을 깨달라고 요구를 해야 되는데, 왜 그런 요구들은 아무도 하지 않는 걸까... 대학을 나오지 않는 사람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그럼 그 잘못을 고쳐달라는 움직임도 나타나야 정상인데...

    시장이나 구청장에게 헛된 대학유치보다는 직업훈련원을 유치해달라고 말할수 있는 젊은이들 역시 없다는게 참으로 유감입니다.
  • MK 2011/07/20 22:41 # 답글

    좋은 덧글 감사합니다. 백범님 말씀대로 대학은 필수라는 대세의 흐름이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근본을 고치려 하기보다, [대학 최고]의 시스템에 편승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만 강구된다는 사실이 불편해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제가 쓴 글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대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하는, 직업 훈련원에서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이 좌절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자체가 불편한 기존 시스템에 편승한는 일이라도, 노력의 순수성이 잘 발현되길 바라는 마음에 남긴 포스트입니다. 기존에 불편한 사회 관념에 대한 글은 아니었습니다. 이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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